영유아 미디어시청, 해도 된다는 걸까 안 된다는 걸까?
영유아 미디어 시청, 해도 된다는 걸까 안 된다는 걸까?
고민의 시작
아이가 두 돌을 넘어가고, 이제 26개월을 지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미디어를 보여주지 않고 있는데, 이제 슬슬 미디어 시청을 해도 되지 않을 까 고민입니다. (사실 특정 컨텐츠만 보여주지 않을 뿐,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으로 자신의 자신과 동영상을 매일 시청하고 있습니다. 이 또한 미디어 시청의 일부 겠지요.) 미디어 시청은 현대를 살아가는데 아주 자연스러운 유희거리 이자 교육거리로 생각 되기도 하는 반면, 여러 전문가들의 영유아 미디어시청이 뇌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이야기에 덜컥 겁이 나기도 합니다. 그래서 도대체, 미디어시청은 해도 된다는건지, 말라는 건지 공부를 해 보기로 합니다.
1. 아이가 미디어를 좋아하는 것은 당연, 언어와 인지능력 도움도
아이는 4~5개월 무렵부터 이미 TV, 스마트폰에 흥미를 갖게 됩니다. 반짝이는 화면은 아이의 흥미를 유발하고 호기심을 자극시킵니다. 아이가 돌이 되면 인지 능력이 향상되어 스마트폰, TV의 내용을 인식하기 시작합니다. 컨텐츠 시청을 통해 일부 언어와 인지 능력발달에 도움이 되는 것 또한 사실이라고 합니다.
2. 그럼에도 24개월 미만에는 미디어 시청을 권고하지 않는 이유는
영상을 시청하는 시간 동안은 다른 사람과 상호작용을 할 시간이 없어지고, 신체활동이 줄어들 수 밖에 없죠. 24개월 미만은 ‘놀이’가 더 중요하며, 쇼파 위를 오르 내리고, 계단을 오르 내리는 신체 활동이 더 유 의미 합니다. 또 어른의 일상 대화를 통해 언어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어른과 또래와의 상호작용이 더 중요한 것 입니다.
3. 미디어 시청이 언어와 사교성을 저해시킨다?
캐나다에서 2,500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미디어 시청 시간이 길어질수록 언어능력과 사교성이 떨어진다고 합니다. 하지만 위 연구에서는 ‘어느정도’가 ‘많이’ 보여준 것인지에 대해 밝히지 않았는데요. 2,500명 연구 가정의 평균 미디어 시청은 만 2세 아동 기준, 주당 약 17시간 이였다고 합니다. 하루 평균 3.4시간이니 매우 긴 시간 동안 미디어 노출을 한 셈 입니다.
4. 영유아 미디어 시청, 미국은 어떨까?
미국 소아청소년협회 (AAP)는 다음과 같이 유아 영상 시청에 대해 권고하고 있습니다.
1) 18개월 미만은 영상 기기 사용 금지
2) 18 ~ 24개월 미만은 부모와 함께, 유익한 프로그램을 선택하여 시청 권고
3) 만 2~ 5세는 하루 1시간 시청 제한. 부모와 함께 시청
4) 만 6세 이상 어린이의 경우 규칙을 통해 미디어 시청 시간 조정.
5) 미디어 시청하는 장소와 시간을 지정하여 규칙적으로 운영
결국 영아기에는 미디어 시청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것. 또 이후 미디어 시청을 하더라도 일정한 장소와 시간을 정해두고, 부모와 함께, 유해하지 않은 컨텐츠를 잘 골라서 보여주라는 내용입니다.
5. 미디어 시청을 계획하며
아이가 26개월이 되어가는 현재까지 본인의 사진, 동영상 외에는 미디어 시청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 안에 수많은 유혹(?)이 없었다면 거짓말 일 것입니다. 공포의 18개월을 지나, 최근 24개월에는 떼가 엄청나게 늘어 하루에도 몇번씩 마음속으로 목탁을 두드렸는지 모릅니다. 저는 맞벌이 부모이기에, 저녁시간만 버티면 되어서 가능했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혼자 아이를 풀 타임으로 봤다면? 진작에 미디어 시청을 시작 했을 것 같아요.
아이가 하원 후 부모 퇴근 전까지 외할머니가 돌봄을 해 주시는데, 최근 외할머니의 건강이 매우 악화되었습니다. 저희 엄마의 건강은 저희 가족의 가장 중요한 자산이예요. 엄마의 도움 없이는 맞벌이가 불가능하니까요. 그래서 이제 슬슬 미디어 시청을 해 보려 합니다.
마치 미디어 시청 자체가 아이에게 독약이 되는 것 처럼 느껴지기도 했어요. 그런데 이미 두 돌을 넘겼고, 이제 부모나 어른의 통제 아래서는 미디어의 도움을 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가지 두려운 것은 (사실 이것이 아직까지 미디어 시청을 미뤄왔던 이유인데) 아이가 미디어 시청을 계속 하겠다고 떼를 부리는 상황이 너무나 예견되기 때문입니다. 어른들의 스트레스를 덜고, 육아를 장기전으로 가져가기 위해 미디어의 도움을 얻는 것이 자칫 어른의 스트레스를 UP 하는 요인이 될 것 같아서요.
그래서 더욱 장소와 시간을 통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스마트폰은 허용하지 않고, 집에서 일정 시간에 TV시청만 허용할 생각입니다. 이를 통해서 아이가 절제력과 규칙을 또 배워 나가기를 기대합니다.